강의 철학

에이전시가 가장 싫어하는 리스크는 무엇인가


Article

예전에 에이전시 대표님 한 분과 밥을 먹으면서, 기술 스택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. Next.js가 좋다거나, 어떤 프레임워크를 도입할 거냐 같은. 근데 30분 동안 나온 이야기의 대부분은 사람 이야기였습니다.

"지난 프로젝트에 넣은 프리랜서가 중간에 연락이 끊겼다." "포트폴리오 보고 뽑았는데 실제 작업물이 전혀 달랐다." "커뮤니케이션이 안 돼서 결국 내가 다시 했다."

그때 좀 충격이었습니다. 에이전시 운영에서 가장 무서운 게 기술 부채나 일정 지연이 아니라, 사람이 예측과 다를 때 발생하는 리스크라는 것.

왜 검증이 안 되는 걸까

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. 면접에서 "React 할 줄 아세요?" 물으면 대부분 "네"라고 합니다. 포트폴리오도 그럴듯합니다. 근데 실제로 컴포넌트 하나 맡겨보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.

코딩 테스트를 보면 되지 않냐고 할 수 있는데, 5명이 프로젝트 3개를 동시에 돌리는 소규모 에이전시에서 채용 파이프라인을 정비할 시간 같은 건 없습니다. 그래서 결국 "일단 넣어보고 판단한다"가 됩니다. 근데 그 시점엔 이미 일정이 시작된 상태입니다. 문제가 터지면 프로젝트 전체에 영향이 갑니다.

결국 에이전시가 원하는 건

"잘하는 사람"이 아닙니다. "리스크가 적은 사람"입니다.

실력이 사전에 확인돼 있고, 산출물 수준이 예측 가능하고, 최소한의 소통으로도 작업이 돌아가는 구조. 이게 에이전시가 실무에서 진짜로 원하는 협업 조건이라는 걸, 그날 밥 먹으면서 확실히 느꼈습니다.

이후로 "어떻게 하면 투입 전에 실력을 검증할 수 있을까"를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