강의 철학

협업 가능한 퍼블리셔의 기준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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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력 있는 퍼블리셔는 사실 꽤 많습니다. 근데 에이전시에서 "다음에도 같이 하고 싶다"고 말하는 퍼블리셔는 생각보다 적습니다.

왜 그런지 한동안 관찰했는데, 기술력 차이가 아니었습니다. 차이는 작업을 넘기는 방식에 있었습니다.

같은 실력, 다른 평가

A와 B 두 퍼블리셔가 있다고 치겠습니다. 둘 다 HTML/CSS는 잘합니다.

A는 시안을 받으면 빠르게 마크업을 끝냅니다. 근데 파일을 넘길 때 폴더 하나에 전부 몰아넣습니다. 클래스 이름은 본인만 아는 축약어입니다. hover나 focus 같은 상태? 시안에 없으면 안 만듭니다.

B는 조금 느릴 수도 있습니다. 근데 넘겨받은 개발자가 파일을 열면 바로 구조가 파악됩니다. 네이밍이 일관적이고, 컴포넌트 단위로 파일이 나뉘어 있고, 시안에 빠진 hover/focus/error 상태도 미리 만들어놨습니다.

프로젝트 끝나고 에이전시가 다시 연락하는 건 항상 B입니다.

핵심은 기술이 아닙니다

에이전시가 퍼블리셔한테 기대하는 건 화려한 애니메이션이나 최신 CSS 기법이 아닙니다. 다음 단계 사람이 바로 작업할 수 있는 형태로 넘기는 것—이게 진짜 기준입니다.

네이밍이 예측 가능하고, 파일 구조에 규칙이 있고, 별도 설명 없이도 의도가 파악되는 산출물. 이건 재능이 아니라 습관입니다. 그리고 습관은 훈련으로 만들어집니다.

요즘 이 부분을 어떻게 체계적으로 훈련시킬 수 있을지 자주 생각합니다. 코딩 실력보다 이 "넘기는 방식"을 먼저 잡아야 현장에서 살아남는다고, 점점 더 확신하게 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