강의 철학

이론 중심 교육이 아닌 실무 흐름 중심 훈련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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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번은 퍼블리셔 대상으로 React 기초를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. Virtual DOM이 뭔지, 컴포넌트 생명주기가 어떻게 되는지, 상태와 props의 차이가 뭔지부터 시작했습니다.

반응이 안 좋았습니다. 정확히 말하면, 2주차쯤 되니까 절반이 "이건 제 영역이 아닌 것 같다"는 분위기였습니다.

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. 제 기준에서는 당연히 알아야 하는 개념이었으니까요. 근데 돌아보면 제가 틀렸습니다.

개념부터 시작하면 안 되는 이유

퍼블리셔한테 Virtual DOM을 설명하는 건, 요리를 배우려는 사람한테 분자 요리학부터 가르치는 것과 비슷합니다. 틀린 말은 아닌데, 지금 당장 필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.

퍼블리셔가 평소에 하는 일은 디자인 시안을 보고 마크업을 만드는 것입니다. 이 맥락에서 벗어난 개념은 아무리 중요해도 와닿지 않습니다.

방향을 바꿔봤습니다

그 다음부터는 순서를 완전히 뒤집었습니다.

"여기 시안이 있습니다. 이걸 컴포넌트로 만들어볼 건데, 이 구조를 써볼게요." 이렇게 시작하니까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. 원래 하던 일의 연장선이니까 진입 장벽이 낮았고, 그 과정에서 props가 뭔지, 상태가 왜 필요한지를 자연스럽게 체감했습니다.

이론은 그 흐름 안에서 필요할 때 설명하면 됐습니다. 순서만 바꿨는데 탈락률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.

교육이 아니라 훈련이라고 부르는 이유

"안다"와 "할 수 있다"는 진짜 다릅니다. 개념을 이해하는 것과 실무에서 손이 알아서 움직이는 것 사이에는 반복이라는 과정이 있습니다. 그래서 저는 이걸 교육이 아니라 훈련이라고 부릅니다.

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패턴을 몸에 익힐 때까지 계속 만들어보는 것. 이게 현장에 투입 가능한 사람을 만드는 방식이라고, 이제는 꽤 확신합니다.